작은 도서관
Published 2021. 11. 2. 17:44
데미안 서평/고전 문학

데미안: 에밀 싱클레어의 청년 시절 이야기

기본 정보

 데미안의 초판은 1919년, 독일어로 저자 '헤르만 헤세'의 가명인 '에밀 싱클레어'로 발간되었다. 이에는 이미 작가로서 성공했던 헤르만 헤세가 본인의 작품성을 검증받기 위해 에밀 싱클레어로 발간했다는 설,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작가로서 비난받아 본인의 이름으로 출간할 수 없었다는 두 가지 설이 있다.

 

 두 가지 어느 쪽 설이 정설이든, 데미안은 당시 자아와 희망을 잃고 살아가던 청년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독자들은 신인 작가 '에밀 싱클레어'가 대체 누구인지 궁금해했다. 어느 평론가가 이 책이 헤르만 헤세의 문체와 같다는 것을 밝혀내고 나선, 1920년부터 '헤르만 헤세'저로 출간되었다.

 

 이후 한국에선 많은 출판사가 번역하여 출간했는데, 필자는 1919년의 초판본과 동일한 표지 디자인을 채용한 미르북컴퍼니(미르북스)에서 '이순혁'역으로 출간된 데미안 중에서도 금장 에디션을 갖고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발췌

줄거리

 부유한 집안에서 모자람 없이 풍족하게 자란 소년의 싱클레어의 시점으로 시작한다. 그는 '두 세계'에 관해서 자신의 견해를 얘기하기 시작한다. 부모님의 품과 가족, 찬송가가 있는 좁지만 밝은 한 세계, 조금만 눈을 돌려도 보이는 어두운 나머지 한 세계.

 

 싱클레어 본인도 당연히 밝은 쪽의 세계에 속한 사람임을 알고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세계가 자신을 덮쳐온다는 것, 본인도 무의식중에 그걸 바라고 있다는 것 또한 알고있었다. 그러다 싱클레어는 동네에 힘 세고 나쁘기로 유명한 아이 '크로머'에게 질 나쁜 거짓말을 하나 하게 되고, 이 일로 약점을 잡혀 점점 다른쪽 세계에 끌려가는 느낌을 받는다.

 

 그렇게 죄책감에 지옥같은 나날을 보내던 중, 싱클레어의 학교에 '막스 데미안'이라는 아이가 전학오게 된다. 싱클레어는 그를 첫 눈에 보고 범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는 싱클레어에게 관심을 갖고 그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는데, 흔히 알려진 '카인과 아벨'의 얘기를 비판적인 관점으로 본 얘기를 전한게 첫 대화였다.

 

 이후 데미안은 의식을 집중하여 사람을 조종한다거나, 싱클레어의 마음을 놀랍도록 완벽하게 꿰뚫어보는 능력을 보이며, 싱클레어가 크로머에게 괴롭힘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뒤 모종의 방법을 사용하여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싱클레어는 수 년간 그를 잊고 지냈지만,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점점 다가오기 시작했다. 수업때 바로 옆자리에 앉게된 데미안으로부터 여러 이야기를 들었고, 점점 자신의 신앙심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느낀 점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마지막 묘사로 보아 자신이 이상하는 모습에 닮아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싱클레어가 느끼는 자아는 점점 주변으로 뻗어간다. 처음에는 자신이 생각하던 선과 악이 존재하는 '두 세계'를 오락가락하며 자아를 조금씩 일깨우며, 끝내 여러 조언자를 만나 세계의 문제를 자신의 자아와 연관짓는다.

 

 데미안의 주제는 크게 '자아를 각성하는 싱클레어'와 아브락사스로 대표되는 '세상'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나뉜다. 필자는 두번째 주제에 주목했는데, '아브락사스'는 선도, 악도 아닌 새가 향하는 신이며 '두 세계'에서 보여준 선과 악 뿐 아니라 데미안이 보여준 삶과 죽음의 모습, 꾸준히 언급되는 남성성과 여성성, 더 나아가서는 싱클레어와 데미안에서의 아(我)와 비아(匪我)의 통일을 상징한다.

 

 즉, 데미안에서는 이상적인 세상과 자아의 모습이 이러한 이중성들을 하나로 통일한, 선도 악도 없는 개념임을 말하고자 했다.

 

profile

작은 도서관

@Flrea

포스팅이 좋았다면 "좋아요❤️" 또는 "구독👍🏻"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