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서관
Published 2021. 1. 5. 22:10
라플라스의 마녀 서평/추리소설

의문의 죽음들은 '단순 사고'인가 '살인 사건'인가

기본 정보

 히가시노 작가의 데뷔 30주년 기념작으로, 작가의 30주년 미스터리를 모조리 담은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책이다. 인기에 힘입어 영화화되었음은 물론, 프리퀄인 '마력의 태동'까지 출간되었다.

2015년 출간되었으며 한국의 출간은 동 작가의 다른 작품도 여럿 출간한 현대문학에서 맡았다.

 

줄거리

 책의 시작은 외가댁을 찾은 소녀 '마도카'와 그의 어머니 '미나'의 얘기로 막이 오른다. 외갓댁 - 홋카이도에 내려가기로 한 마도카와 그녀의 어머니는 자전거로 아버지를 마중나가는데, 홋카이도 특유의 기상변동으로 인해 토네이도가 발생한다. 건물마저 뽑혀 날아가는 어마어마한 위력에 그만 마도카의 어머니도 휩쓸려 죽게 되었다.

마도카의 외침이 들리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미나는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입술이 희미하게 움직였다.
다행이다ㅡ.
미나는 그렇게 중얼거린 것 같았다. 그러고는 다시 눈을 감았다.
"안 돼! 엄마, 죽지 마! 안 돼, 안 돼!"
마도카는 미나의 몸에 매달려 계속 부르짖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토네이도 사고를 당한 미나와 마도카

 그리고 시간은 흘러 퇴직 경찰 다케오의 시점. 다케오는 '기리미야 레이'에게 마도카의 경호 역으로 고용되는데, 고용 조건 중엔 '마도카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을 것'이 포함되어있었다. 그러나 마도카는 바람의 흐름과 날씨를 예측하거나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예지하는 등 신비한 능력을 선보였는데, 다케오는 이를 미심쩍게 여기지만 계약 상 모른척 하기로 한다.

 

 이번엔 아카쿠마 온천지의 여관 주인 '마에야마 요코'의 시점이자 사건의 발단. 요코는 평소와 같이 손님맞이를 하다가 12월 중, 영화감독 '미즈키 요시로'와 그의 젊은 아내 '치사토'를 맞게 되는데 이들은 주변에 있다는 -요코의 독백으론 관광부가 밀어붙인 별 볼일 없다는- 폭포를 보기 위해서 산책을 나간다.

 치사토는 가던 도중 두고 간 물건이 생각났다며 혼자 돌아와 다시 길을 나서지만 얼마 안가 요코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산책로 근처인데 남편이 쓰러져있다며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한다.

 

 이 사건은 '황화수소 중독 사고'로 규명되어 지구과학 교수 '아오에'가 사건의 조사를 맡게 된다. 직접 아카쿠마 온천지로 떠나 조사에 착수하는데, 그 어디서도 황화수소 기준치를 넘는 지점을 찾지 못했지만 출입금지 구역을 넘어서려던 이상한 소녀를 만나곤 돌려보내고 자신도 도쿄로 다시 돌아온다.

 돌아오니 또 다른, 도마테 온천지에서도 비슷하게 영화 배우 '나스노 고로'가 똑같은 사고를 겪어 조사를 맡게된다. 이번에도 도마테 온천지로 떠나 조사를 하던 중 아카쿠마 온천지에서도 봤던 신비한 소녀, 우하라 마도카와 통성명을 하게 된다.

 그녀가 쓰윽 노려보았다. "왜 그런 걸 물어보는데요?"
 "마음에 걸리니까 그렇지. 황화수소 중독 사고가 일어난 아카쿠마 온천에서 만났던 사람을 똑같은 사고가 일어난 이후 온천가에서 또 만났어. 이건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어렵지. 어떻게 된 건가, 의아하게 생각하는 게 당연하잖아?"
 그녀는 예쁘장한 코를 움찔 치켜 올렸다.
 "그러면 내 쪽에서도 질문. 그렇게 말하는 아저씨는 왜 여기 있어요? 아저씨도 아카쿠마 온천에 있었는데 여기에도 있잖아요. 우리 둘 다 똑같네, 뭐."
-아오에 교수와 신비한 소녀 마도카의 대화

 

평가

 많은 평론가들이 이 책에 대해 '기존 추리소설의 틀을 깨었다'고 평가한다. 기존 추리소설이 사건에 대한 트릭이 존재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구성이었다면 '라플라스의 마녀'는 애초에 존재하는지도, 풀 수 있는지도 모르는 트릭과 논리만으로는 풀어낼 수 없는 구성이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과연 두 온천지에서의 일은 사고인가 사건인가, 마도카의 능력에 대한 비밀은 무엇인가에 대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치밀한 구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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